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5다77091 판결 [손해배상(기)] [공2008상,433]

판시사항

[1] 수산업협동조합의 임원이 부담하는 성실의무의 내용 및 그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2] 구 수산업협동조합법상 임원의 직무집행상의 고의 또는 중과실 여부의 판단 기준

[3] 구 수산업협동조합법상 조합장의 대표권이 제한되는 자기거래행위의 범위

[4] 수산업협동조합의 조합장이 조합을 대표하여 치어양식사업을 집행하면서 구 수산업협동조합법 제57조 및 위 조합의 정관에 위반하여 자신이 처의 명의로 운영하는 업체와 치어매수계약을 체결하는 자기거래행위를 한 사안에서, 같은 법 제58조의2 제2항에 따라 조합장의 조합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의2 제1항은 “임원은 법령ㆍ법령에 의한 행정처분ㆍ정관ㆍ규약 및 총회 또는 이사회의 의결을 준수하고 조합을 위하여 성실하게 그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수산업협동조합의 임원은 그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법령 등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와 조합을 위하여 성실하게 그 권한을 행사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조합 임원의 성실의무에는 조합의 이익과 자기의 이익이 저촉되는 경우에는 항상 조합의 이익을 우선시켜야 하며, 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조합의 이익을 희생시키고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여서는 아니 되는 의무가 포함되므로, 수산업협동조합의 임원이 위의 각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조합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것이 불법행위의 요건을 갖춘 때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2]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의2 제2항은 “임원이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실을 가하였을 때에는 그 임원은 조합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협 임원이 어떠한 직무집행을 함에 있어서, 자신의 직무집행이 법령 등에 위반한 것임을 알았거나 또는 어떤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당해 직무집행에 어떤 이해관계가 있어 자기 또는 제3자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직무집행을 감행한 경우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임원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그러한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하여 쉽게 알 수 있었던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직무집행을 한 경우에는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책임을 진다.

[3]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는 조합이 조합장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감사로 하여금 조합을 대표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이른바 자기거래행위에 있어 조합장의 대표권을 제한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입법 취지가 조합의 이익보호에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비록 그 거래를 조합장의 명의가 아닌 제3자의 명의로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조합장과 조합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고 조합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자기거래행위에 해당하여 감사가 조합을 대표하여야 한다.

[4] 수산업협동조합의 조합장이 조합을 대표하여 치어양식사업을 집행하면서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및 위 조합의 정관에 위반하여 자신이 처의 명의로 운영하는 업체와 치어매수계약을 체결하는 자기거래행위를 한 사안에서, 같은 법 제58조의2 제2항에 따라 조합장의 조합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고 그 손해배상액은 위 조합이 무효인 자기거래행위에 기하여 상대방에게 지급한 급부 상당액에서 조합이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얻은 이득액을 공제한 액수라고 판단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의2 제1항(현행 제56조 제1항 참조) / [2]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의2 제2항(현행 제56조 제2항 참조) / [3]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 [4] 구 수산업협동조합법(2000. 1. 28. 법률 제625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58조의2 제2항(현행 제56조 제2항 참조)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파산자 해수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의 파산관재인 정성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남산 담당변호사 정미화)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한려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귀건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5. 10. 28. 선고 2005나1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3억 원에 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수산업협동조합법(1999. 4. 15. 법률 제5975호, 이하 ‘구 수협법’이라 한다) 제58조의2 제1항은 “임원은 법령ㆍ법령에 의한 행정처분ㆍ정관ㆍ규약 및 총회 또는 이사회의 의결(이하 ‘법령 등’이라 한다)을 준수하고 조합을 위하여 성실하게 그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수산업협동조합(이하 ‘수협’이라 한다)의 임원은 그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법령 등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와 조합을 위하여 성실하게 그 권한을 행사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수협 임원의 성실의무에는 조합의 이익과 자기의 이익이 저촉되는 경우에는 항상 조합의 이익을 우선시켜야 하며, 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조합의 이익을 희생시키고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여서는 아니 되는 의무가 포함되므로, 수협 임원이 위의 각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조합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것이 불법행위의 요건을 갖춘 때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구 수협법 제58조의2 제2항은 “임원이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실을 가하였을 때에는 그 임원은 조합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협 임원이 어떠한 직무집행을 함에 있어서, 자신의 직무집행이 법령 등에 위반한 것임을 알았거나 또는 어떤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당해 직무집행에 어떤 이해관계가 있어 자기 또는 제3자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직무집행을 감행한 경우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임원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그러한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하여 쉽게 알 수 있었던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직무집행을 한 경우에는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다52407 판결 참조).

2.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파산 전 해수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이하 ‘원고조합’이라 한다)을 대표하여 자신의 처인 소외 1 명의로 운영하는 (이름 생략)업체로부터 조피볼락(우럭)치어를 매수함에 있어 법령 등에 위반하여 원고조합에 손실을 입혔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위 주장과 같이 원고조합의 내부적 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피고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직무와 관련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해태함으로써 원고조합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만 그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치어양식사업과 관련한 피고의 행위가 위법하다거나 그 직무수행에 있어 피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위의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우선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조합은 1999. 11. 10. 열린 1999년도 제1차 임시대의원회에서 2000년도 치어양식사업에 관하여 조피볼락치어를 400만 마리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예산으로 8억 원을 편성하기로 의결한 사실, 원고조합은 2000. 5. 8. 이사회를 개최하여 예산에 관계없이 치어를 매수하기로 의결하고, 2000. 6. 10.경 소외 2, 3, 4와 사이에 각 100만 마리, 5와 사이에 20만 마리, 소외 1과 사이에 980만 마리 등 합계 1,300만 마리의 치어를 마리당 35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조합이 소외 1과 사이에 위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가 원고조합을 대표한 사실, 원고조합은 2000. 6. 26.부터 2000. 11. 20.까지 사이에 위 각 매매계약에 따라 치어 1,300만 마리를 공급받고, 그 대금으로 소외 1에게 34억 3,0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합계 45억 5,0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한편, 구 수협법 제57조 및 원고조합의 정관 제52조는 조합이 조합장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감사로 하여금 조합을 대표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이른바 자기거래행위에 있어 조합장의 대표권을 제한하고 있는바, 위 각 규정의 입법 취지가 조합의 이익보호에 있다는 점에 비추어, 비록 그 거래가 조합장의 명의로 하지 아니하고 제3자의 명의로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조합장과 조합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고 조합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자기거래행위에 해당되어 감사가 조합을 대표하여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나 소외 1은 모두 원고조합에 대한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의 감사 당시 (이름 생략)업체의 운영과 관련한 중요 사항은 피고와 소외 1이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진술한 사실, 1991. 1. 1.부터 2000. 11.까지 (이름 생략)업체의 소장으로 근무하였던 소외 6도 위 감사 당시 피고가 (이름 생략)업체의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진술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따르면 (이름 생략)업체는 비록 그 사업자 명의가 피고의 처인 소외 1로 되어 있으나, 그 실제 경영자는 피고라고 할 것이어서, 원고조합이 소외 1과 사이에 체결한 위 매매계약은 조합장인 피고와 원고조합 사이의 이해가 상반되고 그로 인하여 원고조합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구 수협법 제57조 및 원고조합 정관 제52조에 의하여 조합장의 대표권이 제한되는 자기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조합을 대표하여 소외 1과 사이의 위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구 수협법 제57조 및 원고조합 정관 제52조를 위반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로서는 위 매매계약 체결이 법령 등에 위반한 것임을 알았거나 또는 그 매매계약 체결에 어떤 이해관계가 있어 자기 또는 제3자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매매계약 체결을 감행한 경우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임원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그러한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하여 쉽게 알 수 있었던 사실을 알지 못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해당하여,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는 피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으로 볼 것이므로, 피고에게 자신의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조합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나. 그리고 수협의 조합장이 구 수협법 제57조 및 원고조합 정관 제52조를 위반하여 스스로 조합을 대표하여 한 자기거래행위는 그 효력이 없으므로, 조합이 위와 같이 무효인 자기거래행위에 기하여 상대방에게 급부를 제공하였을 경우 조합으로서는 위 급부 상당의 손해를 본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에는 원고조합이 소외 1과의 매매계약에 터잡아 소외 1에게 매매대금으로 34억 3,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수협 임원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책임 및 자기거래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제1점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된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되는 경우 손익공제가 허용된다 할 것인바(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33502 판결 등 참조),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판단함에 있어 원고조합이 위 매매계약으로 인하여 새로운 이득을 얻었다는 점에 대한 피고의 주장ㆍ증명이 있는 경우에는 그 이득액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점도 함께 밝혀둔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3억 원에 대한 원고 패소부분(원고는 원심판결 중 이 부분에 대하여만 불복하였다)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김황식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이홍훈 
주심 
대법관 
안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