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 2019. 9. 18. 선고 2019누20419

부산고등법원
제2행정부
판결
사건 2019누20419 총회결의무효확인
원고,항소인 주식회사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부산
담당변호사 정재성, 정우영
피고,피항소인 B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친구
담당변호사 박기득, 정민혜
제1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1. 18. 선고 2018구합24729 판결
변론종결 2019. 8. 21.
판결선고 2019. 9. 18.

주문

1.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한 청구에 따라, 피고가 2019. 4. 1. 부산광역시 남구청장으로부터 인가받은 B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관리처분계획 중 근린생활시설 분배방법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주문과 같다(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의 2018. 9. 2. 정기총회 결의 중 근린생활시설의 호수결정 방법에 관한 관리처분계획(안) 제9조 제5항에 관한 부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였으나 당심에 이르러서는 2019. 6. 2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주문 기재 관리처분계획 전체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가 2019. 7. 1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주문과 같이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피고는 부산 남구 C 일원 252,603.5m²에서 B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정비사업'이라고 한다)을 시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정비사업조합이다.
원고는 부동산 매매·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이 사건 정비사업 구역 내에 있는 ① 부산 남구 D 대 334m² 및 지상 철근콘크리트조 스라브지붕 3층 제1, 2종 근린생활시설, 위험물저장 및 처리시설 1층 84.86m², 2층 84.86m², 3층 77.49m²와 ② E 대 523m² 및 지상 블록조 슬래브지붕 2층 주택 1층 79.27m², 2층 52,47m²를 각 소유하고 있는 피고의 조합원이다.

나. 부산광역시 남구청장은 2017. 7. 12. 이 사건 정비사업에 관하여 사업시행인가 및 이를 고시하였고, 이에 피고는 조합원들을 상대
로 이 사건 정비사업으로 신축될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에 관한 분양공고를 하면서 분양신청 안내책자를 조합원들에게 발송하였다.
위 안내책자에는 ① 근린생활시설로 1단지 1,408.4032m² 지상 1층(F호 내지 G호), 2층(H호, I호)과 2단지 2,740,6238 지상 1층(J호 내지 K호), 2층(L호 내지 M호)을 분양하는데 근린생활시설 분양을 희망하는 조합원은 개략적인 용도와 규모만 신청하고 계약면적은 관리처분계획 수립 시 확정하며, ② 근린생활시설 분양에 관한 조합원 분양의 순위 및 자격은 구 부산광역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2018. 7. 11. 부산광역시조례 제578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산시 도시정비조례'라고 한다) 제24조를 따르고, 그 순위에 따라 조합원 분양을 한 후 남는 근린생활시설은 일반 분양을 하며, 동순위의 경우에는 구 부산시 도시정비조례 제26조 제3호를 준용하여 권리가액순으로 분양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17. 9. 13. 공동주택에 관하여는 분양신청을 하지 않고 근린생활시설에 대하여만 분양신청을 하면서 희망면적란에 '1단지(F~G호), 854,4857m²'라고 기재하였다.

라. 한편 피고 소속 조합원들의 종전자산 평가를 위하여 실시된 감정평가에서 원고 소유의 각 부동산 및 그 지장물의 가액은 4,420,996,000원으로 평가되었다(이하 위 평가액을 '원고의 종전자산 가액'이라고 한다).

마. 피고는 이 사건 정비사업 구역 내에 연면적 682,227.7386m²의 아파트 28개동(지하 6층, 지상 36층) 4,488세대 및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한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였는데 위 관리처분계획 제9조 제5항에는 "근린생활시설의 호수결정은 부산시 조례의 순위별 신청에 따라 1개의 호수를 지정하며, 순위별 경합이 있는 경우 종전가액(공동주택을 분양받은 경우에는 그 분양가격을 제외한 가액을 말한다) 순으로 호수를 지정한다."라고 되어 있다(이하 위 관리처분계획을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이라고 한다).

바. 피고는 2018. 9. 2. 2018년 조합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원 1,755명 중 1,322명의 찬성으로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한 후 2018. 9. 4. 이를 공고하였다.

사. 피고는 2018. 10. 1.경 원고에게, 분양금액 433,755,556원의 상가 1점포를 분양하며 원고의 종전자산 가액에 비례율(104%)을 곱한 권리가액(4,597,835,840원)에서 위 분양금액을 차감한 나머지 4,164,080,284원을 현금청산한다는 내용이 담긴 '개인별 조합원의 분담금 내역'을 통지하였다.

아. 부산광역시 남구청장은 2019. 4. 1.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고 이를 고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 18호증 및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주장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 중 근린생활시설 분배방법에 관한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하자가 있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은 주택의 경우에 원칙적으로 1주택만을 공급하도록 정하고 있는 반면 상가에 관하여는 아무런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상가의 경우에는 분양 상가의 면적이나 개수를 정할 때 조합원들의 권리가액(종전자산 가액)에 비례하도록 하여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조합원들 사이의 평등을 도모할 필요가 있는데,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은 조합원의 권리가액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1점포씩만을 분양하도록 하고, 조합원 분양 후 남는 근린생활시설은 그 전부를 일반인들에게 분양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권리가액은 다른 상가분양 조합원들의 평균 권리가액보다 약 10배 이상 많고, 분양 대상 상가가 54개인 반면, 조합원들 중 최초 상가분양을 신청한 자가 46명에 불과하여 조합원분양 후에도 남는 상가가 다수 있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원고의 종전자산 가액에 비례하여 상가를 배정하여야 하며,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1조합원 1점포 원칙에 따른 조합원분양 후에 남는 상가에 대하여는 종전자산 가액이 다액인 원고에게 추가로 배정될 수 있도록 근린생활시설 배정방법을 정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에게 상가 분양 시 조합원의 권리가액과 무관하게 1점포만을 분양하도록 하고, 조합원분양 후 남는 상가는 그 전부를 일반인들에게 분양하도록 함으로써 원고의 경우와 같이 종전자산 가액이 월등히 많은 조합원에게 추가로 배정받을 기회를 봉쇄하는 취지로 근린생활시설 배정방법을 정하였으니,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 중 근린생활시설 배정방법에 관한 부분은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1호에 반하여 원고의 권리를 중대하게 제한하고 형평의 원칙에도 반한다.

2) 피고는 분양신청 안내책자를 통해 상가분양의 순위에 대하여만 설명하였을 뿐 분양신청 조합원 1인당 1점포만을 분양한다거나 신청대로 분양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았다. 또 원고의 분양신청이 잘못되었다는 점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은 상가분양에 관한 원고의 합리적 기대권을 침해하는 것임과 동시에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3)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피고 조합원 총회의 의결이 이루어질 당시 상가분양을 신청한 조합원은 46명이었으나, 이후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에 관한 부산광역시 남구청장의 인가과정에서 남구청장의 보완 지시(종전에 공동주택분양을 신청했던 조합원 8명은 공동주택을 분양받을 자격이 없음)에 따라 위 조합원 8명에게 공동주택이 아닌 상가를 분양하는 것으로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이 변경되었는바, 이와 같은 공동주택분양자 및 상가분양자의 변경은 경미한 사항의 변경이라고 볼 수 없어 반드시 도시정비법이 정한 바에 따라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 중 공동주택분양자 및 상가분양자 내역을 위와 같이 변경하면서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나. 피고 주장

1) 공익사업으로서의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특성과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국민 주거안정을 확보하려는 도시정비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1조합원 1점포의 원칙이 조합원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거나 다른 조합원과의 관계에서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은 피고 조합원 총회의 적법한 의결을 거쳤는바 그 내용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피고는 분양신청 안내를 함에 있어 '근린생활시설 계약면적은 관리처분계획 수립시 확정된다'라고 알려 최종 분양내역은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고지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에게 신청대로 반드시 분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안내를 한 사실도 없으므로 원고의 기대권이 침해되었다거나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상 근린생활시설 배정방법이 원고의 신뢰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4. 판단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 중 근린생활시설 배정방법이 위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조합원들의 종전자산 가액을 고려함이 없이 1조합원 1점포 원칙을 고수하고, 또 조합원분양 후 남는 상가에 대하여 종전자산 가액 잔여분이 많은 조합원들에게 추가로 분양받을 기회를 봉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근린생활시설 배정 방법은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 중 위와 같은 근린생활시설 배정방법 부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①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1호는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기준으로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면적·이용 상황·환경, 그 밖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지 또는 건축물이 균형 있게 분양신청자에게 배분될 것'을 규정하고 있다.

②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함에는 대규모의 권리변동이 수반되고 기존 권리에 대한 침해 내지 제한이 불가피한 면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기존 권리에 대한 불가피한 침해 내지 제한의 경우에도 개인의 재산권을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는 요청은 지켜져야 한다. 이는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도시정비법의 목적이나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공익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다.

③ 위와 같은 재산권 보호의 요청은 공동주택 내지 상가에 대한 조합원 분양 과정에서도 충분히 반영되어 피고 조합원들 사이에 종전자산 가액과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분양받게 될 상가의 면적 내지 개수 사이에 합리적 비례의 수준을 넘어서는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처분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며, 만일 합리적 비례의 수준을 넘어서는 불평등을 초래할 위험성이 담긴 관리처분계획이 수립될 경우 그 관리처분계획은 피고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며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④ 이 사건에 있어, 원고의 종전자산 가액은 4,420,996,000원(권리가액은 그 104%인 4,597,835,840원)임에 반하여 원고가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을 통해 분양받은 상가 1점포의 분양금액은 433,755,556원으로 위 종전자산 가액 내지 그 권리가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저하게 과소한 금액이다. 원고가 그 차액 상당을 현금으로 청산받는다고 하여도 신축될 상가 내지 공동주택을 분양받는 것과 현금을 지급받는 것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종전자산 가액에 합리적으로 비례하는 수준의 상가를 분양받을 수 있으리라고 예상한 원고의 기대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부당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⑤ 더군다나, 원고의 경우를 상가를 분양받은 다른 조합원들과 비교해 보면, 원고의 종전자산 가액이 최고가임은 물론 다른 조합원들의 평균 종전자산 가액보다 약 10배 정도 크고, 심지어 상당수의 조합원들은 이미 공동주택을 1채 이상 분양받아 상가를 분양받는데 필요한 종전 권리가액이 부족한 경우('-'인 경우)까지 존재한다. 종전자산가액이 44억 원에 이르는 원고와 그 가액이 부족한 조합원이 동일하게 단 1개의 점포씩을 분양받는다는 것은 원고가 공동주택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원고가 수인하여야 할 '다소간의 불균형'의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⑥ 도시정비법 제76조는 관리처분계획에 관하여 주택의 경우에만 1주택 공급의 원칙을 정하고 있을 뿐 상가에 관하여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구 부산시 도시정비조례에도 상가에 관한 조합원 분양의 자격과 순위에 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각 조합원이 분양받을 수 있는 상가의 면적이나 개수에 관하여는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⑦ 1조합원 1점포의 원칙이 그 자체로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다거나 조합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과 같이 1조합원 1점포의 원칙의 일률적인 적용으로 인하여 권리를 제한받는 조합원을 위한 어떠한 예외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면 그러한 규정의 미비는 1조합원 1점포의 원칙의 일률적 적용과 함께 조합원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⑧ 아울러,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근린생활시설 배정방법은 1조합원 1점포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조합원분양 후에 남는 상가에 대하여는 그 전부를 일반인들에게 분양하도록 함으로써 원고의 경우처럼 1조합원 1점포의 원칙에 따른 조합원분양 후의 종전자산 가액 잔여분이 현저하게 많은 조합원들에게 조합원분양 후에 남는 상가에 대한 추가분양의 기회를 봉쇄하고 있는바, 그와 같은 배정방법은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1호의 취지(즉, 조합원들이 소유하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면적·이용 상황·환경, 그 밖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지 또는 건축물이 균형 있게 조합원들에게 배분되고 합리적으로 이용되도록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는 취지)에 위반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구소인 무효확인의 소는 이 법원에서 이루어진 소의 교환적 변경으로 취하되어 이에 대한 제1심판결은 실효되었다),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호(재판장) 임수정 오대석